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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우승 트로피 '소환사의 컵'이 궁금하다

by 고독(高獨) 2023. 11. 21.
[2023년 롤드컵에서 SK T1이 우승하였다]

 
지난 주말 대한민국 e스포츠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 벌어졌다. 2023년 롤드컵 결승전이 1119() 대한민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려, 한국의 T1이 중국의 WBG(Weibo Gaming)3:0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한 것이다. 롤드컵은 지금 현존하는 e스포츠 중 가장 핫한 ‘LoL(League of Legend)’게임을 만든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에서 매년 말 개최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2023년은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결승전이 열리는 고척돔 입장료가 300만원까지 치솟고, 광화문 거리응원에 1만 5천명이 운집하고, 영화관에서 유료로 중계를 할 정도로 인기 있었던 이번 경기는 많은 결과물을 내기도 했다. T1 승리에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한 페이커는 역사상 롤게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전무후무한 4번 째 롤드컵 우승을 이루었으며, 나머지 4명의 팀원들은 2번 째 도전만에 처음 우승을 했고, 그 전에 각종 리그에서 4연속 준우승의 굴레를 벗었으며, 실시간 시청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1억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그 날 눈길을 끌었던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우승컵으로 수여된 소환사의 컵이다. 매년 우승한 선수들의 이름을 새기고, 우승팀이 1년 간 보관하는 소환사의 컵은 보석가공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기업 티파니앤코(Tiffany & Co)에서 제작한 것으로 티파니앤코 장인들의 손에서 넉 달에 걸쳐 총 277시간 동안 제작됐다.

[2023년 소환사의 컵은 티파니앤코 장인들에 의해 제작되었다]

 
높이 약 27인치(68.6cm)에 무게 44파운드(20kg)에 달하는 새로운 소환사의 컵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팀과 티파니앤코가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완성됐다. 티파니앤코는 1860년부터 미식축구, 농구 및 야구와 같은 여러 프로 스포츠 최고의 업적을 영원히 기념하는 트로피를 수공예로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티파니앤코와의 협업을 통해 롤월드우승자에게 수여되는 소환사의 컵은 다른 프로 스포츠 우승팀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LoL’ 팀에게 수여된다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롤게임에서 대부분의 공식대회에서 지원하는 기본 맵은 소환사의 협곡으로 무협지에 나오는 소환사의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며, 신비스러운 마법의 기운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매우 인기 있는 장소이다.
 

[롤게임 공식 경기 맵인 '소환사의 협곡']

 
소환사는 마법사의 일종으로, 술법을 통해 인간과 다른 존재 및 물체를 소환해 이용하는 부류의 술사다. 소환술사라고도 하며, 영어의 컨저러(Conjurer) 및 서머너(Summoner)가 소환사로 번역된다.
 
소환사란 어떤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술법으로 누군가를 불러내어 이용하는 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음험한 이미지가 풍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문을 외며 괴물을 소환하는 요상한 마도사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소환사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소환 마법을 통해 챔피언을 전장으로 소환하여 조종하는 존재이자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를 부르는 공식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201495일부로 축소된 현재의 설정이며#, 소환사라는 존재는 본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통합 세계관인 유니버스 출범 후에는 지역과 챔피언의 설정이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방대해졌으나, 그 과정에서 전쟁 학회 등 구 설정들이 갈아 엎어지는 바람에 현재는 거의 흔적만 남은 상태. 새로 나온 챔피언들의 대사에서도, 특별히 지역에 관련해서도 소환사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현재는 세계관 관련 소환사 설정은 완전히 폐기했고, 소환사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로 칭하는 명칭으로만 남아있다.
 

[티파니앤코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공개된 소환사의 컵은 롤드컵 우승팀에게 수여하는 우승컵으로 롤게임의 기본 맵인 소환사의 협곡을 형상화하여 라이엇 게임즈가 티파니앤코(Tiffany & Co)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월드 챔피언십의 우승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을 재단장한 것이다. 19세기 중반부터 사용된 유서 깊은 기술에다 최첨단의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어 제작된 최신 스털링 실버 작품은 티파니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계승된 장인들의 솜씨를 보여준다.
 

[라이엇게임즈 글로벌 총괄 나즈 알레타하 등 관계자들이 티원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티파니앤코는 소환사의 컵을 재단장하기 이전에도 ‘LoL’ e스포츠와도 인연을 맺었다. 한국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와는 2021년 서머부터 우승팀에게 우승 반지를 제작해 수여했고 결승전 MVP에게는 브레이슬릿을 선물했다. 중국의 롤 프로 리그(LPL)와는 실버 드래곤 컵의 디자인과 제작을 함께 했다.
 
라이엇 게임즈 롤 e스포츠 글로벌 총괄인 나즈 알레타하(Naz Aletaha)"소환사의 컵은 e스포츠에 있어 위대함의 상징이며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플레이어들이 이룩한 위대한 업적을 기념한다", "소환사의 컵을 얻은 팀은 곧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팀 가운데 최고의 팀이며 그 실력은 롤 e스포츠의 역사에 영원히 새겨진다"고 밝혔다.
 
나즈 알레타하는 또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을 기념하는 소환사의 컵을 위해 협업을 고려했던 파트너는 티파니앤코 하나 뿐이었을 정도로 저명한 브랜드이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 트로피들을 제작한 탁월한 디자인 파트너"라며, "티파니앤코와의 협업을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들을 기념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티원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는 나즈 알레타하]

 
티파니앤코의 프로덕트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인 알렉상드르 아르노(Alexandre Arnault)"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소환사의 컵 제작은 e스포츠의 역사에 있어 티파니앤코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며 160년간 이어진 스포츠 트로피 수제 제작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